539화. 출발점으로

539화. 출발점으로

다음 날 오전, 647층 14호.

성건우는 일찍 출근한 장목화에게 어젯밤 일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장목화는 곧장 분석을 돕기보다 성건우의 생각부터 물었다.

“네 생각은 어때?”

성건우는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꼭 컷신에서 살해당한 느낌이랄까요? 전혀 저항할 수가 없었어요.”

용여홍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한 거 아니냐?’

물론 이건 순전히 속으로만 삼킨 말이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던 장목화는 천천히 생각에 잠겼다.

“방 주인도 당시 그런 일을 겪은 거 아닐까? 안 그럼 너도 그렇게 또렷한 경험을 하진 못했을 거 아냐. 만약에 그 사람이 식품회사에서 아무 일도 겪지 않았다면, 대량의 무심자로 인한 트라우마는 안전 구역에 진입했을 때 이미 다 끝났을 거야.”

장목화의 분석을 듣고, 용여홍도 토론에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