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7화. 장난
성건우가 안으로 두 발짝 옮기자, 돌연 시커멓고 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그는 빛도 없는 밤, 작은 섬 위에 있고 주변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휘이이잉-
거친 바람이 불어닥치며 집채만 한 파도를 일으켰다. 그 대자연의 위력 앞에사 인간은 미약한 존재라는 것이 새삼 떠올랐다.
철썩! 철썩!
쉬지 않고 섬 가장자리를 때리는 거대한 파도에 성건우는 땅이 계속 흔들리는 것을 감지했다.
그러던 그때, 어두운 물 아래에서 검은 그림자 한 덩어리가 떠올랐다.
섬을 방불케 할 정도로 거대한 그림자는 해저에 가라앉아있는 듯했고, 어렴풋이 움직이는 것도 보였다.
성건우는 공략을 떠올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위험을 직면할 용기⋯⋯. 위험을 직면할 용기⋯⋯.”
그가 중얼거리는 사이 어느새 섬 가장자리에서는 눈알이 다닥다닥 달린 미끈거리는 촉수들이 나타났다. 흑백의 구분이 분명한 눈알들은 빠르게 구르며 동시에 성건우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