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화풍 파괴자

74화. 화풍 파괴자

유리로 만들어진 빌딩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어쩌면 구세계가 파괴된 이래 내내 닫히지 않은 채로 남아있던 건지도 몰랐다. 그로 인해 드넓고 어두운 홀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차으뜸은 곧장 안으로 달려가는 대신, 종합 경보 시스템을 이용해 문밖에서 20초 정도 관찰을 했다. 그러곤 허리를 살짝 굽힌 뒤, 엘리베이터를 향해 달렸다. 팀원들도 시종일관 전술 대형을 유지하고 그의 뒤를 바짝 따랐다.

홀엔 금속 외골격과 바닥이 부딪히는 소리와 무겁지 않은 발소리만 울려 퍼졌다. 이를 제외한 다른 기척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머지않아 일행은 엘리베이터에 도착했다. 이 빌딩엔 좌우 양측으로 흑회색 엘리베이터가 세 대씩 있었다.

물론 지금은 전기가 통하지 않으니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순 없었다. 차으뜸도 엘리베이터가 아닌, 그 옆쪽에 자리한 비상 통로 문이 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