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화. 문 뒤
“나름 괜찮네. 바람도 좀 불고.”
성건우가 진지하게 작업 환경을 평가했다.
장목화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밖으로 이어지는 통로인가 봐.”
이후의 여정에서 또 버려진 궤도차, 가장자리에 얌전히 선 로봇 몇 대, 바닥에 흩어진 소량의 금속 부품 등을 발견했다.
장목화가 모종의 생각에 잠긴 채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여긴 로봇으로 자동 운행이 유지되던 모양이야. 근데 제8 연구원이 이전하면서 양질의 로봇은 대부분 다 옮겨지고 여기 작업도 정체된 거지. 음, 그들이 저 안쪽 깊은 곳으로 뭘 옮겼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 남아있는 로봇들은 수리가 필요한 것들이었다.
“휴, 사람은 한 명도 없네. 여기까지 오는 내내 그랬어. 너무 비현실적이고 허구적이에요. 꼭 환상처럼요!”
성건우가 실망한 듯 말했다.
“환각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