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화. 악명 높은

290화. 악명 높은

깊은 밤, 몽롱한 상태로 깬 장목화는 머리맡에 둔 물 주머니를 집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맞은편 침대에 부동자세로 앉아있는 한 인영을 보았다.

장목화는 순간 잠이 싹 달아났다.

초점을 찾은 시야에 인영의 주인공이 들어왔다. 성건우였다.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

장목화가 깜짝 놀라 물었다.

이내 성건우는 양손으로 침대를 짚고, 몸을 돌렸다.

창틈을 파고든 옅은 달빛 아래, 그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실행 가능성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어요.”

장목화는 잠시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다가, 나직하게 한마디 했다.

“열심이네⋯⋯. 그래서 무슨 방법이라도 나왔어?”

성건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요.”

“아⋯⋯.”

하지만 장목화가 채 안도하기도 전, 성건우가 다시 덧붙였다.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