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화. 태업 (2)
품이 넉넉한 솜옷을 입고, 하얀 앞치마를 두른 남자의 얼굴엔 구세계의 어느 극에서나 썼을 법한, 흰색 바탕에 눈썹이 굵은 가면이 씌워져 있었다.
씻고 난 뒤 머리를 제대로 말리지 않고 잠든 듯, 검은 머리칼 몇 가닥이 삐죽삐죽 뻗쳐 있었다.
찬장에서 나온 남자가 애쉬랜드어로 중얼거렸다.
“음식은 냉동고에 있으니 직접 해도 되고, 나한테 해달라고 해도 돼요.”
장목화는 성건우가 기발한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먼저 나섰다.
“뭐로 교환하면 되죠?”
그녀도 이번엔 애쉬랜드어를 썼다.
주방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식량은 차고 넘쳐요. 퍼스트 시티 금화나 은화, 아니면 무기도 괜찮아요.”
“무기로 할게요.”
방탄 SUV와 교환하고 받은 물자 중에는 휴대하기 편한 총기들이 포함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