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1화. 박살

691화. 박살

미사일 폭격으로 시작된 폭우는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멈췄다.

하늘은 여전히 흐리고 침침했지만, 그래도 구조팀은 멀찍이 자리한 타이 시티의 광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의 수많은 건물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우뚝 서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했다. 그로 인해 전보다 세계 종말을 겪은 듯한 느낌이 더 짙어졌다.

뒷자리 창가에 앉은 장목화는 그쪽을 한참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조금 더 멀리 가자. 앞으로 이어질지 모를 폭격의 여파를 피해야지.”

“맞아요, 맞아요!”

보조석의 용여홍이 즉각 동의했다. 동시에 그는 조금 전 미사일 세례에 묘한 감사함을 느꼈다. 어쨌든 그 덕분에 구조팀의 후속 탐색은 어쩔 수 없이 중단됐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생각보다 일찍 회사로 돌아가 새벽이와 혼인 신고를 할지도⋯⋯.’

* * *

구조팀은 왔던 길을 따라 10여 킬로미터 더 달려 끊어진 길 부근에 이르렀다. 이곳에 다시 야영지를 세우진 않았고, 지프 안에서 회사 회신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