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화. 꺼내다
경계 교회당 홀은 소리소문없이 어둠에 뒤덮였다. 벽등들은 여전히 어스름한 노란빛은 발산하고 있었지만, 굉장히 멀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만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의 빛만 발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장목화는 저도 모르게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손발도 차가워졌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마치 험준한 절벽 위에서 위태롭게 흔들거리는 바위를 보고 있으면서도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강렬한 공포에 그녀의 머리에선 자극적인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에도 이런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장목화는 어떤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10월의 에이돌른이 신세계에서 이쪽으로 재차 시선을 돌린 것이었다.
이 순간, 장목화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역시도 낭떠러지 끝에 이른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반걸음만 더 나아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떨어져 온몸이 흔적도 없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