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화. 증강
녹회색 지프 옆.
성건우가 쥐고 있던 육식주를 내보이며 잔뜩 기대한 눈으로 물었다.
“뭔가 달라진 것 같지 않아요?”
용여홍은 성건우의 바지춤을 살펴보려다 애써 염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당연히 육식주의 부작용을 알고, 정상적인 남자가 육식주를 쥐고 타인과 대화하긴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딱히 달라진 데는 없는 것 같은데. 그냥 겉으로 보기엔 그래.”
늘 대범한 장목화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물었다.
“전보다 더 반짝거리는 건가?”
성건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뇨, 많이 문질러서 윤이 나는 거예요. 정답은 원래 일단 목표의 오감을 빼앗아야 의식을 박탈할 수 있는데, 이젠 의식도 바로 박탈할 수 있어요.”
“대단하네!”
용여홍이 감탄했다. 생명 천사 목걸이의 심장 마비에도 뒤지지 않는 능력이었다. 무엇보다 육식주의 능력 범위는 생명 천사 목걸이보다 훨씬 넓었다. 생명 천사 목걸이는 40미터였지만, 육식주는 무려 80미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