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화. 구세계의 빅데이터
한참의 시간이 지나, 하늘이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 길고 긴 환각 끝에, 드디어 아침이 찾아온 것이다.
10여 분 후, 타르난 쪽에서 한 로봇 경비대원과 두 사람이 보조 로봇 여러 대와 함께 다가왔다. 구조팀과 교대할 시간이었다.
그들이 곧 이곳에 이르자, 장목화는 성건우를 바라보았다.
“해.”
성큼 앞으로 나아간 성건우가 교대하러 온 로봇 경비대원을 향해 말했다.
“봐봐. 넌 인간이야. 나도 인간이지⋯⋯.”
그런데 그가 말을 끝맺기도 전 로봇 경비대원의 눈에서 발산되는 파란빛이 더 밝아졌다. 동시에 성건우는 돌연 침묵했다. 할 말을 고민하는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로봇 경비대원이 약간 감격스럽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내가 여태 만난 이들 중에 기꺼이 우리 지능인을 인간으로 인정해준 첫 번째 탄소 기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