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화. 그 물건들

215화. 그 물건들

방어선에서 나가 차를 세워둔 곳에 이른 순간, 용여홍의 얼굴에 얼떨떨한 표정이 내걸렸다.

이곳은 운 나쁘게도 포화에 휩쓸렸던 모양이었다. 황토색 ATV 유리는 다 부서졌고, 타이어도 바람이 빠져 홀쭉했다.

다행히 지프는 온전한 편이었다. 두꺼운 장갑과 방탄유리, 특제 타이어와 그 옆에 세워진 다른 차들 덕분에 조금 긁힌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 차는 못 쓰겠는데⋯⋯. 우리 게 아니라서 다행이네.”

장목화는 짤막한 감상을 남긴 뒤, 지프로 걸어가 운전석 문을 열었다.

“내가 운전할게. 우리 작은 흰둥이는 밤새 고생했으니까.”

“괜찮은데요.”

백새벽은 장목화의 끈질김에, 결국 이 별명에 체념한 모양새였다.

그때, 성건우가 나서서 장목화의 상태를 설명해주었다.

“아직 약간 흥분 상태라서 그래.”

장목화는 바로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