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화. 심야

206화. 심야

홀 옆문에 서 있던 용여홍은 심복들과 멀어지는 앙헤바스와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성건우를 바라보다 나직하게 투덜거렸다.

“같이 화장실 가자며?”

성건우가 웃으며 답했다.

“그냥, 우연히 만난 거야.”

용여홍은 아무런 답 없이 성건우와 함께 교회당 공중화장실로 갔다.

성건우가 큰일을 본다기에 용여홍은 곧장 밖으로 나와서 기다렸다.

복도 반대편에서 차가운 바람이 잔잔히 불어왔으며, 창밖으로 신물들이 보였다. 깊은 밤은 너무나 고요했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던 그때, 용여홍은 돌연 느릿하게 열리는 창문과 그 창문을 통해 안쪽 복도로 몰래 넘어 들어오는 한 인영을 포착했다.

심장이 바짝 졸아든 용여홍이 얼른 아이스모스 권총을 뽑아 들었다.

뒤이어 밝은 달빛 아래 상대의 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노란색 머리칼, 맑은 녹색 눈동자, 160센티미터 정도 되는 자그마한 소년, 바로 비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