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화. 돌파
고홍자는 쥐고 있던 뜨개바늘을 내던지며 환하게 웃었다.
“왔어? 이번엔 너무 오래 걸렸네. 내가 지난 몇 달 동안 안전부 직원이 찾아올까 봐 얼마나 마음 졸였는⋯⋯.”
말도 채 잇지 못하고, 고홍자는 눈가를 붉게 물들였다.
하얗고 말쑥한 중년 여자는 새해를 맞아 머리를 새로 볶아 그런지, 상당히 우아해 보였다.
그러자 용대용이 얼른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으니 됐지.”
키가 170센티미터 정도 되는 그는 체격이 건장하고 튼실한 편이었다.
고홍자는 빠르게 마음을 추스르고, 옷장 쪽으로 다가갔다.
“새해맞이로 털실을 사서 여홍이 네 옷 좀 지었어. 입어봐, 맞는지 보자.”
용여홍이 그 말에 웃었다.
“이제 봄이 다 됐는데요.”
“얇은 옷이라 봄에도 입을 수 있어. 회사 안에만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계절을 또렷하게 구분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