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화. 잠든 신령

224화. 잠든 신령

“소용없는 것 같은데.”

장목화의 말도 소용이 없었다. 성건우는 단념하지 않았다.

“네 아내가 다른 남자랑 같이 도망갔어!”

‘요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저런 이야기도 들려주나 보네.’

장목화는 애써 웃음을 참았다.

관 안에 누운 신령은 이번에도 얌전했다.

또 레드리버어로 반복해 말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같은 내용을 말하는 성건우를 기다리다가, 장목화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인간의 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리고 내가 미약한 전기 신호를 감지하지 못했다면 이자가 살아있으리라는 생각은 추호도 못 했을 거야. 적어도 3, 40년은 잠들어 있었겠지? 그런데도 어느 정도 살아있다니,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일이네. 혹시 누군가 정기적으로 포도당과 영양제를 주사해주기라도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