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화. 정념

165화. 정념

가운 차림의 사람은 그제야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허양원과 뒤쪽에서 나타난 세 습격자 사이를 가로막았다.

탕탕탕!

가운을 입은 그자를 향해 대량의 총알이 쏟아졌다. 그러나 총격 속에서도 옷만 조금 찢어졌을 뿐, 그자는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다음 순간, 그는 입고 있던 가운을 쭉 찢었다. 그러자 검은 금속 골조로만 이루어진 거대한 몸과 위협적인 기계 부품이 드러나더니, 그가 한 손을 들어 올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염불을 외기 시작했다.

“나무아뇩다라삼먁삼보리, 빈승은 이미 그러한 감각을 느끼지 못합니다. 간지러운 느낌은 들더라도 충분히 참아낼 수 있습니다. 그저 한낱 환각을 마주한 것처럼 말입니다.”

조금 전 크리스티나가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역시나 이 황원에서 생활하는 기계 승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