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화. 마구잡이

524화. 마구잡이

성건우는 겸손을 떠는 대신 소지훈의 뒤를 따라 긴 소파의 끝자리에 앉았다. 민수안의 자리는 반대편 끝이었다.

모두 착석하자 1인용 소파에 앉은 소지훈이 호탕하게 웃었다.

“심령의 복도에 이르렀다면 더 이상은 아주 많은 것들이 중요치 않아지지. 난 줄곧 심사 같은 거 할 필요 없다고 얘기했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절차에 따라야 한대. 오늘 자네를 부른 건 세 가지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서야. 그 외 다른 질문은 하지 않겠네.”

“그러시죠.”

성건우가 진지하게 응했다.

소지훈은 흠칫 놀라는가 싶더니 민수안과 인 선생의 보고를 떠올렸다. 그중 몇몇 구절이 깊게 인상에 남았었다.

이내 소지훈은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인 채 양손을 깍지껴 쥐었다. 그의 표정은 사뭇 엄숙해 보였다.

“첫 번째, 난 자네가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