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거래
한동안 이야기를 더 나눈 후, 플린이 말했다.
“이제 마셔도 좋아요.”
용여홍은 먼저 장목화를 보고, 그녀의 허락을 받고서야 한 모금 마셨다.
야생 과일로 만들었다는 이 술은 상상만큼 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과할 정도로 시고 떫지도 않았다. 풍부한 향이 코끝과 입에 감돌고, 동시에 충만한 맛이 조금씩, 조금씩 퍼져나가며 오랜 여운을 남겼다.
“그렇게 달지는 않네요.”
성건우가 미간을 살짝 구긴 채 솔직한 평가를 남겼다.
플린은 웃음을 터뜨렸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상인단에 있는 수많은 젊은이도 그렇게 평가했어.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후에는 한 명도 빠짐없이 이 술을 몇 잔이나 비웠지. 심지어는 그보다 더 강한 술을 원하기도 했고.”
그러다 그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의 삶이란 참 고통스러워. 우리처럼 뿌리 없는 자들은 술을 마셔야만 잠깐의 평화를 찾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고향에 가볼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