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화. 대가 (1)

530화. 대가 (1)

두꺼운 솜 코트를 걸친 채 손전등을 들고 밖을 나선 용여홍은 가장 가까운 공용 화장실로 향했다.

편안하게 볼일을 보고, 그는 다시 손전등 불빛에 기대 걸음을 옮겼다.

소등 시간 이후의 추위는 일찍이 면역이 되었다. 그는 귀중한 지열 에너지가 모종의 기술로 거의 생산구역으로 보내진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에너지 구역에서 제공되는 일상생활용 에너지는 저녁에는 아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아끼는 것이 좋았다.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던 그때였다.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검은 그림자가 용여홍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용여홍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파악하자마자 오른손을 들어 앞을 가로막았다.

동시에 그의 팔이 묵직해졌다. 검은 그림자의 무게가 실린 탓이었다.

손전등 불빛 아래, 용여홍은 비로소 습격자를 제대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