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화. 환장
일찍이 돌아선 성건우는 냅다 선실 안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다 뒤에서 자신을 급히 쫓아오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 순간, 원래의 표정을 되찾고 조용하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도망치기 어려운 환경에서, 또 비교적 묵직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갑자기 우스운 표정을 지어 보일 사람은 없어. 그런데 저들은 내가 그런 표정을 하니 반응을 했어. 이 트라우마는 확실히 이상해.”
다른 성건우가 바로 반박했다.
“꼭 그러리란 법은 없지. 만약 그때도 정신질환자가 있었다면?”
언쟁이 이어지는 와중, 걸음을 늦춘 성건우는 복도 한쪽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 시각, 한창 그 방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던 남녀는 화들짝 놀라 멍한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죄송합니다. 계속하세요.”
서둘러 방을 나온 성건우는 문까지 잘 닫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