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화. 달지기는 인류의 의식을 먹고 산다

814화. 달지기는 인류의 의식을 먹고 산다

침묵 속에 시간은 1분 1초 흘렀다.

그렇게 무려 30분이 지났을 즈음, 둘은 인간의 활동 흔적을 발견했다.

정상인의 것인지, 무심자의 것인지까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장목화와 성건우는 흔적을 따라 노선을 틀어 절벽 쪽으로 향했다.

초목이 가득 자라난 이곳엔 자연적으로 형성된 길조차 없었다.

“뱀도 없네.”

성건우는 전방의 풀을 걷어차며 뜬금없는 감상을 밝혔다.

이 팀원에게는 충분히 적응된 지라 장목화도 대충 대꾸만 했다.

“추위에 강한 품종으로 변이되지 않았나 보지⋯⋯.”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가 차가운 눈빛으로 총구를 들었다.

“저기 동굴이 있어.”

빽빽한 나무 뒤쪽, 대량의 잡초와 덩굴에 뒤덮인 절벽에 시커먼 동굴이 하나 있었다.

동굴은 상당히 잘 은폐돼 있었다. 인적이 워낙 드문 산 깊은 곳에 자리한 데다 툭 튀어나온 바위에도 가려져 있어 어지간해서는 발견이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