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화. 질풍노도
여천수와 보드, 그리고 나머지 두 개 조의 경비대원이 지시받은 대로 나뉘어 카메라를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여천수와 보드는 의도적으로 통풍구 아래쪽을 맡으며, 나머지 경비 대원이 자연스레 그곳을 등지게 했다.
이내 통풍구가 소리소문없이 열리고, 금속 철책 안에선 입이 뾰족한 원숭이 가면과 우아한 중 가면을 쓴 사람이 차례대로 뛰어내렸다.
사람이 착지할 땐 당연히 기척이 생기기 마련이었지만, 두 내통자는 때맞춰 다른 소리를 내며 자연스레 그 소리를 덮어주었다.
그리고 성건우는 반사적으로 이쪽을 등진 채 다른 카메라를 살피고 있던 두 경비 대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퍽! 퍽!
좌우로 날아든 주먹이 두 사람의 귀 아래에 각각 꽂혔다.
두 경비 대원은 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