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화. 연기

423화. 연기

장목화는 멀리 나가지 않고 남자 화장실 밖에서 성건우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주위를 지나는 귀족들을 관찰했다. 하지만 무전기 너머로 들리던 그 음성과 부합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그중 한 귀족이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씻던 마커스와 눈을 맞췄다.

마커스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이었다.

자신 역시 밀폐되고 캄캄한 환경이 무서워 현기증을 느끼기까지 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말해봤자 다른 이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고, 지금은 이미 멀쩡해졌으니 구태여 말을 덧붙일 이유가 없었다.

마커스와 네 경호원이 화장실을 떠나자 성건우 역시 개인적인 용무를 해결한 뒤 용여홍과 밖으로 나와 장목화와 합류했다.

* * *

귀족석으로 돌아간 장목화, 성건우, 용여홍은 각자 자리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