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화. 아무도
제8 연구원 터널 끝, 대문 안.
벽에 기대앉은 장목화는 사탕 하나를 꺼내 입에 넣었다.
입 안, 목, 배까지 단맛이 은은히 번지자 마음도 조금은 고요해졌다.
또 다른 자신, 이기적인 장목화의 이야기는 사실 틀린 게 없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이기적인 면이 있고, 인류를 구하는 건 그녀에게 너무 허황되고 흐릿한 목표였다. 장목화는 그 목표에 아무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우베이에서 황 위원을 비롯한 이들이 ‘전 인류를 위해’란 구호를 외치며 당당하게 사지로 향하는 것을 봤을 때는 크게 감동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장목화 자신이었다면 절대 그들처럼 행동하진 못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위험해진다거나 가족, 친구가 위험해진다면 장목화도 위험과 죽음을 직면할 용기가 솟구칠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