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2화. 또 다른 사람들

562화. 또 다른 사람들

경계 성휘 아래, 친절한 손의 대주교는 초유근과 소양규, 모지현 등을 이끌고 현지 주교 안토넬라를 만났다.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민머리인 그는 검은 망토를 두른 채 간소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척 보기만 해도 상당히 강건해 보이는 그 성직자는 두 팔을 들어 가슴팍 앞에 교차시키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경계는 신의 힌트. 델로우 대주교, 자네들 방은 이미 마련해뒀네.”

머리숱이 적은 델로우 대주교는 원래 친절한 손의 가장 정식적이고 경건한 예절인 포옹으로 인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금도 거리끼지 않고 경계심을 드러낸 안토넬라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상대에게 등을 보였다.

곧이어 델로우가 레드리버어로 인사를 건넸다.

“친절하게 대하라. 서로를 믿으라.”

양대 교파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광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