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화. 융합

512화. 융합

엘리베이터 안의 버튼은 하나뿐이었다. 그 옆에는 애쉬랜드어와 레드리버어로 병기된 단어가 있었다.

[심령의 복도]

성건우는 재차 손을 뻗어 그 버튼을 눌렀다.

스르륵-

문을 닫은 황금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성건우의 몸은 점차 가벼워졌다. 머릿속도 그랬다.

이윽고 그는 주위에 떠오른 빛 덩어리들을 보았다. 각기 다른 빛 덩어리 안에서는 그가 알아볼 수 있는 글자가 나타났다.

[단기 치매] [사유 혼란] [사유 이식] [극단적 충동] [숫자 백치]

[난산증] [내부 간첩] [멍청한 아우라] [잠재의식 사유] [사유 판독]

[의도 동요] [동기 흐리기] [나약한 마음] [문학청년] [억지쟁이]

[겁쟁이] [통곡의 근원] [두려움] [함구증] [양발 동작 불능]

[세 번째 다리 동작 불능] [머리 동작 불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