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화. 지인

155화. 지인

곧이어 세 사람은 5층에 도착해 골목길 쪽에 붙은 방으로 들어갔다.

상대적으로 넓은 방엔 침대, 테이블, 스툴, 종이, 간이 칠판이 마련돼 있고, 4개의 유리창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모든 것들을 투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방에는 이미 일고여덟 명 정도의 여자들이 모여있었다. 제각기 스툴이나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종이를 들고 전에 배운 글자들을 조그만 소리로 복습하는 중이었다.

방을 전체적으로 한번 둘러본 장목화는 성건우를 데리고 17~8살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소녀의 옆에 앉았다.

쪼글쪼글한 흰색 솜옷을 입은 소녀는 지난 수업의 필기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또 방이 냉골처럼 추워서인지 몸을 살짝 떨고 있기도 했다.

이윽고 소녀가 복습을 일단락 지은 뒤 고개를 들었다. 소녀는 예쁘장한 편이었지만 다소 좀 초췌해 보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