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화. 퍼스트 시티

328화. 퍼스트 시티

줄이 점점 줄어 이들과 목제 골조 사이의 거리도 적잖게 가까워져 있었다. 허양원도 조금 더 가까워진 기계 승려를 바라보며 쓰게 웃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구분이 잘 안 가. 기계 승려가 스스로 정념 선사라고 소개하면 나도 정념 선사로 대하고, 다른 선사라고 소개하면 다른 선사로 대할 뿐이지. 어쨌건 위드 시티에서 발작하지만 않으면 상관없으니까. 지금 설법 중인 건 정념 선사야.”

용여홍은 그 말에 호기심이 일었는지, 금세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럼 기계 승려들은 서로 어떻게 구분하고, 상대는 어떻게 알아보죠?”

“전파 신호나 특수한 암호 같은 걸 이용하는 거겠지.”

장목화가 기계와 전자 제품의 각도에서 생각한 답을 내놓았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정념 선사가 자기를 자극하면 안 되는 걸 얘기한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