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화. 깨달음

422화. 깨달음

마커스가 떠나도 가상 세계엔 아무 변화도 없었다. 이를 확인한 용여홍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성건우는 곧장 휴대용 녹음기를 끄려 했다. 영향을 강화해 가상 세계의 주인마저 요의를 느끼도록 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너무 공교롭고 목적이 지나치게 뚜렷해 보인다면 의심을 불러일으킬 게 뻔했다.

다행히 구조팀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합리적으로 보일지도 미리 다 의논해둔 상태였다.

곁에선 장목화가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고 은백색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눌렀다. 화면에 표시된 수신자의 이름은 맥스였다.

“맥스, 오늘 저녁에 시간 돼? 가서 그 일을 좀 얘기하고 싶은데⋯⋯.”

이 대목에서 그녀는 통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녹음기를 꺼달라는 듯 성건우의 팔을 살짝 쳤다.

성건우는 자연스레 분부에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