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화. 밤길 (2)
깊은 밤, 지프는 드디어 치랄 산에서 벗어났다.
모두의 눈앞에 가로등 불이 별처럼 빛나는 타르난이 나타났다.
용여홍은 주위를 한번 두리번거리다 물었다.
“여긴 우리가 전에 지켰던 그 길목이잖아?”
게네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린 우회로를 따라 다른 길목으로 산 구역에 진입할 거다.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론 추격자들을 따돌릴 수 있어.”
“불길한 말인데.”
성건우의 진지한 말에, 게네바 역시 진지하게 받아쳤다.
“우리 지능인은 그런 이야기 따위 믿지 않아.”
성건우가 금세 흥미를 보였다.
“그럼 운명은?”
“운명이라⋯⋯.”
게네바는 그 단어를 되뇌며 한동안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장목화는 잠시 고민 끝에 말을 꺼냈다.
“산에 숨어있다가 기회를 봐서 수산나와 루이더스를 구해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