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1화. 믿음

441화. 믿음

장목화는 곧장 답하는 대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며 환경을 관찰했다. 곧이어 그녀의 시선은 1번 부두 어느 가로등 앞에 멈췄다.

거기엔 방송 설비가 설치돼 있었다. 평소 상황을 통지하고 하역을 지휘할 때 쓰는 모양이었다. 사실 항구라면 어디든 이런 설비가 존재했다.

장목화가 입을 열기도 전, 성건우가 먼저 웃으며 말했다.

“노래를 들려주죠. 정 안 되겠으면 한 번 더 들려주고요.”

용여홍은 순간 눈썹을 꿈틀거렸다.

‘부두에 있는 사람들을 죄다 화장실로 보내자는 거야? 부두 밖은 레드리버야. 저 자리에서 바로 볼일을 볼 수도 있다고.’

그도 성건우가 진지하게 제안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 제안이라 불러주기에도 허점이 너무 많았다. 그냥 성건우는 방송 시설로 노래를 트는 걸 워낙 좋아하니 한마디 해본 것일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