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화. 초유근

554화. 초유근

여자는 경계심 어린 눈으로 백새벽을 두어 번 살핀 뒤, 장목화에게로 시선을 옮겼다가 몇 초간 멍한 표정을 드러냈다.

“너도 그런 것 같은데.”

백새벽이 초유근에게 답했다. 그녀는 자신의 구조팀을 소개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초유근도 백새벽의 반응에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계속해서 웃음을 머금은 채 친절하게 굴었다.

“이쪽은 소양규, 이쪽은 모지현이야. 근데 여기는 무슨 일? 검은 늪 황야랑 퍼스트 시티 주위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

백새벽은 매우 간결하게 답했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그 뒤로 초유근이 입을 열기 전, 장목화가 백새벽을 도와 덧붙였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할 때는 둘 중 하나지. 강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밀려나거나, 갈 곳에 대해 잘 알고 괜찮은 연줄이 있으며 준비도 잘 되어 있거나. 그쪽이 보기에는 어느 쪽일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