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화. 유유히
황토색 ATV 속, 로페즈의 머릿속도 웅웅 울렸다. 그도 앙헤바스가 자신들을 배신하고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 것이라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차 문을 열고 내린 로페즈는 경기관총을 든 채 다른 외지 망명자들과 함께 확성기가 자리한 곳으로 돌진했다.
이들에게 지금 남은 선택지는 두 개뿐이었다. 첫 번째는 매복자를 처리하고, 그들을 교회 무장 세력으로 위장한 애쉬랜더로 모는 것.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이를 통해 시간만 끌 수 있으면 됐다.
둘째는 곧장 포위망을 뚫고 차를 탄 채 멀리 달아나는 것이었다.
촌각을 다투는 사이, 로페즈는 재빨리 행동에 나섰다. 경고자라고 나섰으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건, 역설적으로 실제 경고자가 아닐 가능성이 컸다. 결국 로페즈는 첫 번째 선택지를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