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화. 추측
용여홍, 백새벽은 풍성한 수확을 얻은 웨트의 방 앞으로 왔다.
용여홍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그사이 벌써 백새벽이 오른발을 들어 올리고 자물쇠를 힘차게 걷어찼다.
쿵!
방문이 뒤로 밀려나고, 용여홍의 시야에 붉은 피 웅덩이가 잡혔다.
웨트가 그 붉은 핏속에 있었다. 안색은 이미 창백하게 질린 채, 이 세상을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웨트의 가슴팍에는 비수 한 자루가 꽂혀 있었다. 비스듬한 각도로 꽂힌 걸 보면 범인은 그의 오른손이었다. 웨트 역시 자살을 시도한 것이었다.
용여홍은 저 밑바닥에서 피어오르는 한기를 느끼면서도 본능적으로 웨트의 상처를 살폈다. 그리고 백새벽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본 뒤 무전기를 들었다.
아직 숨이 남은 웨트는 용여홍을 보며 입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흐릿한 눈동자를 움직여 오른 옆쪽을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