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화. 변고
거의 자정 무렵 깨어난 성건우는 심령의 복도에 한 번 더 진입했다.
저장-불러오기 신의 신도로서 이미 여러 번 경험을 해본 성건우는 손쉽게 이전까지의 여정을 되풀이한 뒤, 아이언마운틴 시티 제2 식품회사 5층에 올랐다.
그 후 그는 장목화가 말했던 대로 지체하지 않고 6층으로 돌진했다.
계단을 다 오르자마자 시야가 갑자기 확 밝아졌다.
창밖 보름달이 코앞에 떠오른 듯 이 층을 대낮처럼 비추고 있었다.
멍한 표정의 제도 선사는 동쪽에서 해가 떠오른 줄 알고 하마터면 대비주(大悲呪)를 읊을 뻔했다.
열 명의 성건우 중 지능이 가장 높은 편인 성건우가 바로 결론을 내렸다.
“방 주인이 네 번째로 여길 탐색할 땐 대낮이었나 봐. 그의 트라우마를 유지해주는 잠재의식은 시종일관 황혼일 때를 단번에 한낮으로 바꿀 수 없다는 걸 아는 거야. 그래서 일반 수준을 넘는 밝은 달로 대체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