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화. 분초를 다투다
운전대를 잡은 성건우는 답을 다 마친 뒤 끝으로 덧붙였다.
“전 작은 빨강이가 아니에요.”
장목화도 바로 알아들었다.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만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용여홍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야구 모자를 집어 든 성건우가 그대로 머리에 쓰고 챙을 아래로 푹 눌렀다.
장목화가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너 이거⋯⋯.”
성건우는 진지하게 말을 받았다.
“가짜 신부에게서 배운 위장술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진짜 빌런 같잖아.”
장목화는 다시 전방을 보며 점점 가까워지는 안타나 스트리트를 응시했다. 이곳은 퍼스트 시티에서 가장 크고,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혼란스러운 암시장이었다.
* * *
가게가 어지럽게 늘어서 있고, 어둑한 안타나 스트리트를 오가는 이들은 전부 다 눈에 경계심이 그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