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화. 환각 속에서의 대화 (2)
그렇게 몇 초가 지났을 무렵, 성건우가 고개를 돌려 장목화를 바라봤다.
“팀장⋯⋯.”
“가.”
성건우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 장목화가 긴 한숨과 함께 말했다. 그러곤 그녀는 무심자가 자신의 말을 알아듣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 전방의 허공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우리한테 다른 환각을 만들어줄 수 있나?”
그 사이 총구를 바닥으로 돌린 장목화는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 그곳에 떨어져 있던 비수를 멀찍이 차버렸다.
팀원들도 그녀의 뒤를 따랐지만, 어떠한 공격 의사도 내비치지 않았다.
여자 무심자는 좀 멍한 얼굴이었다. 장목화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곳을 떠나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한동안 그렇게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
이후 여자 무심자가 한 번 더 묵직한 울음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