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진심 어린 제안
기암괴석으로만 이루어진 섬 옆, 미약한 빛으로 일렁이는 허상의 바다에 성건우의 인영이 나타났다.
성건우는 곧장 섬에 도전하는 대신, 고개를 숙여 허상의 물에 비친 자신을 쳐다보았다. 물 위로 넘실넘실 흐르는 그의 얼굴과 눈동자가 점차 짙어져 갔다.
“난 반고 바이오 사람이야. 반고 바이오 주체는 사람이지. 그러니까⋯⋯.”
잠시 뜸을 들이던 성건우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곧 반고 바이오다.”
이러한 결론을 내린 후 그는 빠르게 섬 위로 올랐다.
그와 거의 동시에 기암괴석 사이에서 인영 하나하나가 나타났다. 하얀 침대보를 둘러쓴 이들의 얼굴과 몸은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성건우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수가 꽤 많네. 근데 나도 그래. 왜냐하면 난 반고 바이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