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화. 기자들의 질문
퍼거슨이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고 있을 때, 새하얀 아우디가 그의 등 뒤에서 멈춰 섰다. 이내 아우디에서 기자들의 플래쉬 세례를 받으며 등장한 인물은 바로 그의 숙적인 아르센 벵거 감독이었다.
벵거 감독은 마치 퍼거슨 감독을 보지 못한 것처럼 그를 스쳐 지나갔는데, 그 유명한 아스날의 감독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흥분한 기자들이 벵거 감독에게 인터뷰를 따기 위해 가버리는 통에 퍼거슨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반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벵거 감독은 퍼거슨을 지나친 후에 퍼거슨과 상당한 거리가 벌어진 곳에서야 멈춰 서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매체가 발달한 덕분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리그 그 자체보다는 이런 감독끼리의 원수 관계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곤 했다. 다른 리그의 감독들 사이엔 이런 벵거와 퍼거슨 간의 십 몇 년에 걸친 은원 관계는 상상하기 힘들었기에 더욱 그렇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