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화 마음의 구멍 (2)



232화 마음의 구멍 (2)

춘란도 당연히 이 일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 고요히 한숨만 내쉬었다.

“됐다. 그만하고, 빨리 가서 유 측비를 데리고 와라. 유 측비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측비의 약점을 알 수 없고, 그럼 앞으로 유 측비를 상대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제야 영친왕비의 뜻을 이해하게 된 춘란이 황급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내 영친왕비는 창가에 서서 화초를 살피며 조용히 유 측비를 기다렸다.

* * *

얼마 지나지 않아 유 측비가 춘란을 따라 유란원으로 들어왔다. 유 측비는 매우 피곤해 보였고, 눈 밑엔 짙은 그림자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며칠 전 내려진 이 금족령은 여태껏 영친왕비가 단 한 번도 내린 적 없었던 벌이었다. 그렇기에 유 측비는 이번에야말로 처절한 깨달음을 얻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장자를 낳았어도 이 영친왕부의 권력 모두는 영친왕비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