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화 보호 (1)
사방화의 뒤를 따라 들어온 진강이 뜨거워 보이는 약그릇을 사방화 앞에 내려두었다. 사방화가 곧 진강이 처음으로 만든 음식을 입에 넣고 천천히 맛을 음미했다.
“청음. 널 위해 처음으로 만들어 본 음식이다. 만약 감동하지 않는다면, 난 다시는 널 위해 음식을 만들지 않을 거다.”
진강이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마침 조금 싱겁다고 말하려던 사방화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진강이 이내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스스로 몸을 혹사하고 약도 많이 먹어서 음식이 조금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순간 사방화가 속으로 흠칫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사방화는 자신이 음식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이미 그 어떤 것도 먹을 각오가 충분히 돼 있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했다. 낙매거는 점차 고즈넉한 적막감에 잠겨들었다. 흐릿한 등불은 벽 위에 두 사람의 그림자를 만들어냈고, 어느덧 완연해진 봄기운이 그 주위를 진하게 맴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