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화 수락하다 (2)
곧이어 사방화는 앞으로 나온 소년을 보며 그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는 사씨 오방의 사임염(謝林炎)이었다. 사씨의 족보는 몇 백 년을 거치면서 매우 흥미롭게 변했다.
매 세대마다 정실과 서출, 방계 등이 분명하게 나뉘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건 이름 가운데 글자의 돌림자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오라버니의 가운데 이름은 묵이고, 사씨 장방과 이방에서 육방까지는 임, 사씨 문중의 수장과 사씨 미량, 염창 등을 맡고 있는 방계 가족들은 가운데 운자 돌림을 사용했다. 잠시 후, 사임염이 매우 부끄러워하며 앞으로 나와 물었다.
“운청 형님, 제가 물어도 괜찮습니까?”
돌연 미소를 거둔 사운청이 이내 긴장한 기색을 띠었다.
“물어라! 규칙을 그렇게 정했으니 당연히 따를 것이다.”
사임염이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에 잠기자, 이목이 전부 그에게로 쏠렸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 말이 없으니 사은희가 얼른 그를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