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5화. 목청의 서신
저녁 무렵, 사방화도 이목청으로부터 서신을 전해 받았다.
서신엔 아주 간단명료한 한 마디뿐이었다.
「제가 고꾸라졌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소왕비마마께서 살려주신 그때 말입니다.」
사방화는 서신을 보며 안색이 수차례 변했다. 이목청이 고꾸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드물었던 데다 그녀가 살렸다는 것도 단 한 번뿐이었다.
그녀는 한참 동안 서신을 들여다보다 이내 불에다 던져버렸다.
마침 진옥도 어서재에서 상소를 살피다 식사를 하러 돌아왔다가, 창가에 서 있는 사방화를 보고 흠칫했다. 너무 어두운 기운이 흐르는 까닭이었다.
“무슨 일이오?”
“폐하, 도성을 좀 나갔다 와야겠습니다.”
곧장 진옥의 안색이 굳어졌다.
“또 무슨 일이오?”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니지만, 제가 꼭 직접 확인해야 할 게 있습니다.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반드시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