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화. 혼인 상대가 바뀌다
이윽고 정일도 다가와 정중히 공수를 올렸다.
“대장공주마마, 부디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십시오. 형양 정씨에선 효순을 제외하면 마땅히 금연 군주의 짝으로 내세울 만한 자손도 없습니다. 이게 다 형양 정씨가 복이 없어 군주를 놓치게 된 것입니다.”
“그런 말은 필요 없으니 하지 마세요. 연아, 가자!”
대장공주가 옷자락을 펄럭이며 뒤돌아섰다.
그 순간, 정효양이 소리를 쳤다.
“잠깐만요!”
대장공주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정효양을 바라보았다.
“아직 할 말이 남은 게냐? 네가 한 짓을 형이 나서서 대신하겠다는데 이젠 우리가 가는 것도 막는단 말이냐!”
정효양은 곧 정일을 보며 물었다.
“종조부님(*從祖父: 할아버지의 형제), 방금 하신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어째서 형양 정씨에 형님을 제외하고 금연 군주님 짝으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없다는 거죠? 형양 정씨에 오직 형님만 잘났다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