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화. 계속 기다릴 겁니다



814화. 계속 기다릴 겁니다

“짐이 황후와 비빈을 택하는 조건에 짐을 좋아하지 않는 여인만을 택하겠다면 어찌할 것이냐?”

진옥이 물었다.

“전 이미 4년 동안 폐하를 좋아해왔습니다. 이제와 접을 수도 없는 마음입니다. 만약 폐하를 좋아하지 않는 여인을 선택하신대도 제가 감히 폐하를 어찌할 수는 없지요. 그냥 외로이 늙어 죽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진옥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은희도 이젠 마음이 홀가분했다. 4년간 묵혀온 감정을 분출하듯 꺼내고 나니 오히려 후련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단 생각이었고, 앞으로 결말이 어떻게 나든 더 이상 그렇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진옥은 사은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이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경이가 널 연모한다니 혼인을 올려라. 짐의 아우를 위해 결코 푸대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몇 년 뒤 충분히 단련해 성숙해진다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인재가 될 것이다. 지금은 짐이 좋아 보일지 몰라도 황위가 짐의 성격을 다 갉아먹은 뒤엔 경이보다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