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문서를 받아 내다 (4)
진강은 여전히 사방화를 꽉 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방화는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 그의 옆구리를 몰래 꼭 꼬집었다. 통증을 느낀 진강이 소리를 내자, 그녀는 즉각 손을 멈췄다.
“강아, 이제 그만하고 빨리 손 태의에게 진찰을 받거라.”
진강이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께서 아직 문서를 쓰지 않으셨습니다.”
영친 왕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애가 닳는 얼굴로 아들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영친왕은 화가 났으나, 그래도 한편으론 진강의 이런 모습에 한결 안심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만약 진강이 정말 머리를 다쳤다면 그가 이렇게 여유롭게 자신을 협박할 수 있을까? 단지 진강의 친모인 왕비만 이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면 알면서도 가만히 두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