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화 방임 (2)



322화 방임 (2)

잠시 후, 사묵함이 천천히 고요를 깨고 나왔다.

“진강은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내 사방화가 가볍게 한숨을 폭 쉬었다.

“진강은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지만, 제게 자꾸만 감정을 몰아붙이고 있어요.”

이내 사묵함이 입술을 깨물며, 하늘 높이 걸린 달을 올려다보았다.

곧 보름이라 달은 매우 휘영청 했지만, 사묵함은 그 밝은 달을 보면서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진옥이 돌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사방화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꼭 쥐었다.

“경성 모든 사람들이 당시 보운 대사가 진강과 진옥의 운명을 점친 것을 알고 있지. 보운 대사는 두 사람이 같은 여인을 연모하게 될 것이라 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운 대사가 조부님께 따로 그 점괘를 몰래 보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

이어진 사묵함의 말에, 사방화의 큰 눈동자가 잠시 파르르, 동요를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