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화 도량이 넓다
사방화는 진강의 말에 기가 막혔다.
‘진강은 지금 이걸 예라고 든 건가? 왜 갑자기 화제를 나로 돌리는 거지?’
사방화는 곧장 진강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언신의 앞이라 참았다. 하지만 진강의 말에 얼굴이 빨개지는 건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언신은 진강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라서 순간 멍한 얼굴을 했다. 언신은 미소를 짓는 진강을 한 번 보고, 다시 두 사람이 잡고 있는 손을 쳐다봤다. 이윽고 언신의 눈빛에 어떤 감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빛은 아주 짧게 머물렀다.
“저와 운설이 정말 인연이라면 함께 할 것이고, 인연이 아니면 혼인은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진강 공자님께선 주인님에 대한 정과 마음이 깊으시니, 부디 주인님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강이 자신을 바라보는 언신과 눈을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