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가로채다

158화. 가로채다

밤이 되자, 숙소에서 잠들어 있던 임랑이 천천히 눈을 떴다.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순간 통증이 몰려와 다시 누울 수밖에 없었다. 임랑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다가 곧 눈길을 돌렸다. 방 안에는 그녀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임랑, 깼느냐?”

동방장금은 기쁜 얼굴로 임랑에게 다가갔다.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니 푹 쉬려무나.”

“스승님.”

임랑은 밝은 눈으로 동방장금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고능을 이기긴 했지만…… 저는 결국…….”

“임랑.”

갑자기 옅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랑이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고약운이 서 있었다. 그녀가 입은 푸른 옷이 달빛을 받아 부드럽게 빛났다.

“왜 내가 준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어?”

그러자 임랑이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말했다.

“저는 제 힘으로 고능을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기를 사용하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