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화. 하기의 위선 (2)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고약운에게 떨어졌다.
방금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눈앞의 이 소녀가 그 유명한 귀의와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귀의가 누구의 명령을 따르는 사람이었던가? 결코 아니었다. 귀의의 성격이 괴팍하다는 것은 온 대륙이 아는 사실이다. 설령 이 소녀가 귀의에게 억지를 부리거나 그녀와 잘 아는 사람이라 해도, 안하무인인 귀의는 내키지 않는다면 사람을 구하려 들지 않았다.
귀의를 데려오는 건 이 소녀가 귀의의 스승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귀의에게는 단 한 명의 스승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백신당의 주인이었다. 그 전설 같은 인물 말이다.
‘잠깐.’
갑자기 주변 사람들은 머릿속에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듯 조금씩 안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소문이 틀리지 않았다면 백신당의 주인인 그 천재 소녀는 저 소녀 정도의 꽃다운 나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