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화. 하가를 멸하다 (7)

273화. 하가를 멸하다 (7)

하명은 신음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 고통을 계속 겪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나았다.

한편 하초설은 눈을 크게 뜨고서 공포에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자사의 칼에 상처 입은 건 하명인데, 그녀도 그와 똑같이 강렬한 통증을 느꼈다. 자신의 몸도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가슴속에서 계속해서 밀려드는 공포 때문에 그녀는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하초설이 바닥에 냅다 무릎을 꿇었다. 두려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던 그녀가 겨우겨우 말을 쥐어 짜냈다.

“서, 서혼과를 먹고 싶지 않아요. 갈기갈기 찢기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를…… 저를 놓아주신다면 무엇이든 하겠어요. 그러니 제발…….”

그녀는 돌연 무슨 생각이 난 것인지 급히 천북야를 향해 달려갔다.